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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의 문맥
서기 60년경, 로마.지중해를 건너온 한 죄수가도시 한가운데의 평범한 셋집에 감금되었다.그는 예루살렘에서 체포되어가이사랴에서 재판을 받았고,바다를 건너 이 도시에 도착했다.수많은 항구를 지나마침내 이른 그곳은제국의 중심이었다.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황제의 법정도, 복음의 무대도 아니었다.그는 ‘자기 셋집’에 머물렀다.군인에게 매인 채,들어오는 이들만 맞이할 수 있었다.누구도 부르러 나갈 수 없었고,그가 설 수 있는 회당도, 광장도 없었다.셋집은 감옥이었다.그러나 그 안에서 바울은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했다.사슬에 매인 몸으로담대하게 말했고,조용히 머물렀다.그 후의 기록은 성경에 남아 있지 않다.그러나 바울이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 한 통이 있다.그는 그 편지에서자신의 사명을 이렇게 정리한다.“전제와 같..
사도행전의 마지막 장면.바울은 드디어 로마에 도착했다.예루살렘에서 시작된 재판은 가이사랴를 거쳐, 폭풍 속 바다를 건너 황제의 도시 로마에 이르렀다.그러나 황제 앞에서의 대면도 없었고, 석방도, 순교도 기록되지 않았다.그는 셋집에 감금된 채 지냈다.자유롭지도, 완전히 얽매인 것도 아닌, 열려 있으면서도 구속의 공간이었다.그곳에서 바울은,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이했다.단지,오는 자에게 말하고, 묻는 자에게 대답했다.“바울이 온 이태를 자기 셋집에 머물면서자기에게 오는 사람을 다 영접하고,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사도행전 28:30–31)바울의 말은 기다림 속에 머무른다.마치, 말이 씨앗이 되어 뿌려지고,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자라나기를 바라는‘살..
로마 총독 벨릭스 앞.바울은 죄인으로 서 있었다.법정에서의 그의 방어 수단은 증언뿐이지만그는 그 말을 자신을 변호하는 데 쓰지 않았다.“나는 하나님과 사람에 대하여항상 양심에 거리낌이 없기를 힘쓰나이다.”(사도행전 24:16)그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면서도,그보다 더 중요한 기준인 양심을 말했다.벨릭스는 바울을 풀어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그러나 그는 뇌물을 받을 기회를 기다리며 바울을 계속 가뒀다.바울은 그 앞에서 정치적으로 부탁하지도 않았고,감정에 호소하지도 않았다.“바울이 의와 절제와 장차 올 심판을 말하니벨릭스가 두려워하며 말하기를, 지금은 가라. 기회가 되면 다시 부르겠다.”(사도행전 24:25)바울은 타협하지 않았고,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았다.말을 아낀 것은, 진실에 무게를 싣기 위함이었..
사도행전 16장의 한밤중. 바울과 실라는 매맞은 몸으로 감옥에 갇혀 있었다. 그들은 기도했고, 노래했다. 말이 아니라 찬송이었다.그들이 노래한 순간, 감옥이 흔들렸다. 문이 열리고, 차꼬가 풀렸다. 하지만 더 이상한 일은, 그 누구도 그 열린 문으로 나가지 않았다는 것이다.죄수들은 침묵했고, 움직이지 않았다. 감옥이라는 공간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균열이 일어났는데, 그 틈 속에서 이탈보다 잔류를 선택한 사람들이 있었다.바울은 도망치지 않았다. 실라도 도망치지 않았다. 그 침묵과 머묾은, 다른 죄수들에게도 인상적인 말이 되었다.놀란 간수가 칼을 빼들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찰나, 바울이 외친다.“네 몸을 상하지 말라. 우리가 다 여기 있노라.”이 장면은 기적보다 더 납득되지 않는 인간의 행동이 담겨..
어느 날, 한 사건이 루스드라의 광장을 들끓게 만든다.바울이 걷지 못하는 사람을 일으킨 것이다.사람들은 흥분했고, 바울과 바나바를 신으로 여겼다“바나바는 제우스요, 바울은 헤르메스다!”제사장이 송아지를 끌고 와 제사를 드리려 했다.그들이 바울에게 환호할 때,바울은 잠시 침묵한 후, 옷을 찢고 사람들 사이로 뛰어들며 소리친다.“가로되 여러분이여 어찌하여 이러한 일을 하느냐 우리도 너희와 같은 성정을 가진 사람이라 너희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이 헛된 일을 버리고 천지와 바다와 그 가운데 만유를 지으시고 살아 계신 하나님께로 돌아 오라 함이라”(사도행전 14:15)그는 말보다 먼저 행동으로, 행동보다 먼저 침묵으로 반응했다.그의 말은 단순했다.“우리도 사람입니다.”바울은 루스드라 사람들의 언어를 따라‘하늘과..
아테네그곳은 거리에 우상이 가득한 도시였다.회당과 광장에서는 유대인과 이방인, 철학자들의 논쟁이 한창이었다.그곳에 도착한 바울은 제단에 새겨진 문구를 통해,이 도시의 세계관을 파악하고 그들에게 하나님을 전할 전략을 세웠다.“알지 못하는 신에게”아테네 사람들은 신을 섬기지만, 어떤 존재인지 확정하지 못한다.바울은 이 모호함을 적대가 아니라, 종교성이라는 공통분모로 파악한다.그들이 모르는 것을 경멸하지 않고, 신앙의 조심스러움으로 받아들였다.그 모호함을 연결지점 삼아, 바울 자신의 신 개념을 충돌 없이 대입한다.“내가 두루 다니며 너희의 위하는 것들을 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긴 단도 보았으니 그런즉 너희가 알지 못하고 위하는 그것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리라 ”(사도행전 17:23)바울은 그들의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