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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기적 2부] 기적을 바라보는 합리적 시선 본문

묵상_칼럼 [누가복음에서 사도행전, 인문학적 고찰]

2화 [기적 2부] 기적을 바라보는 합리적 시선

집사 K 2025. 6. 24. 17:46

예수의 부활 사건의 역사성에 대해

기적은 이해를 뛰어넘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적이 역사적으로 검토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면, 그 사실성은 역사 안에서도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라는 인물이 실제로 존재했고, 로마 제국에 의해 십자가형을 당했다는 사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는 복음서에만 기록된 내용이 아니다. 로마의 역사학자 타키투스는 '연대기'에서, 유대의 요세푸스는 '유대 고대사'에서 예수를 언급한다. 수에토니우스, 플리니우스 같은 고대 사가들도 간접적으로 그의 존재를 *기록했다. 이들은 예수를 믿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그의 존재를 더욱 객관적인 역사로 남긴다.
참고: “Jesus Christ”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참고 링크

그러나 부활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람들이 부활을 믿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보통 세 가지다.
첫째,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고, 둘째, 너무 놀랍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며, 셋째, 직접 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이 세 가지는 모두 충분히 이해할 만한 반응이다.

하지만 이 이유들은 부활이 거짓이라는 확정적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놀랍다고 해서 사실이 아닌 것도 아니며, 우리가 직접 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어떤 사건을 부정할 수는 없다.

반면, 부활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쪽에는 여러 설득력 있는 정황들이 있다.

무덤이 비어 있었다는 사실은 당시의 적대자조차 부정하지 못했다. 오히려 시신이 도난당했다는 소문으로 이를 설명하려 했다. 수백 명의 서로 다른 목격자들이 동일한 증언을 남겼고, 예수를 부인하던 제자들이 이후 부활을 전하다 순교한 일은 그들의 믿음이 단순한 착각이나 거짓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활은 신학적 이론이 아닌 “우리가 본 것을 말한다”는 간단한 구조의 증언으로 전해진다.

이 모든 정황을 종합하면, 부활을 믿지 않을 이유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것이 허구라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오히려 “정말 그렇게 된 것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여전히 남는다.
부활 사건은 ‘기록되지 않은 신화’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은 증언자와 정황이 남아 있기 때문에, 단순히 “못 봤다”는 이유로 무시할 수 없는 역사적 긴장감을 지니고 있다.

모든 정황이 하나의 방향을 가리킬 때, 그 방향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것에서 진리 탐구는 시작된다.

하지만 성경은 이 사건이 실제였는가보다도, 그 사건이 인간의 삶과 신앙에 어떤 의미를 남기는가에 주목한다. 복음서에 따르면, 기적 앞에 선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기 달랐다.
기적을 목격한 모두가 믿은 것은 아니었다.
어떤 이들은 공동체의 회복을 경험하며 생명을 걸고 믿음을 고백했지만, 어떤 이들은 같은 기적 앞에서도 침묵하거나 오히려 적대했다.
기적이 진리를 보여주더라도, 그 진리가 내 욕망과 충돌할 때 인간은 외면할 수 있다.

성경은 그래서 기적을 믿음의 조건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적은 이미 하나님을 신뢰하는 이에게 믿음을 더 깊게 해주는 통로, 즉 계시의 장면으로 등장한다.

기적은 이해 없이도 목격할 수 있지만, 신뢰 없이는 해석되지 않는다.
성경의 기적은 사건의 개연성보다도, 그 사건이 전하는 메시지와 계시의 의미에 중심을 둔다.

이것은 이성을 배제하는 접근이 아니다.
이성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귀한 도구이며, 그 이성이 가진 한계를 인정하는 것 또한 건강한 이성의 태도다. 초월적 존재의 개입을 전제하는 사건을, 인간의 논리만으로는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
오히려 그 가능성을 닫지 않는 사고는 맹신이 아니라 열린 합리성이다.

성경은 “하나님이 계시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신다”는 전제를 가진다.
피조물인 인간은 그 계시를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믿으라”는 식의 비이성적 신앙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성경은 신뢰할 만한 흔적을 통해 인간의 해석과 반응을 이끌어낸다.

예수님의 변화산 사건처럼 겉으로는 혼란스러워 보이는 순간들도, 그 맥락을 살펴보면 하나님의 존재와 의도를 드러내는 일관된 구조로 연결된다.
그것은 신비에 그치지 않고, 하나님의 존재와 의도를 보여주는 흔적이다.

결국, 신앙은 이성을 버리는 일이 아니라, 이성과 함께 하나님을 신뢰하는 일이다.
믿음이 없다면 기적은 그저 설명되지 않는 사건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신뢰가 있다면, 기적은 하나님의 임재를 감지하게 하는 깊고 선명한 흔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