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의 문맥
구원의 다이나믹. 요한복음 9장 본문
요한복음 8장에서 죄의 본질을 살피며 죄는 심판의 원인이나 인과관계가 아니라고 정의했다.
제자들은 맹인이라는, 그들이 보기에 심판적 결과로 보이는 것에 대해 어떤 죄 때문인지 인과관계를 따진다.
맹인으로 비유된 현실의 고통은 죄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기 위한 '자리(장, 필드)'가 된다. 죄가 인과율이 아닌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자리'였던 것을 생각하면 반대로 맹인의 상황은 하나님과 연결되는 자리에 머무르는 것과 같다.
맹인의 '세상이 보이지 않음'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세계를 보게 하는 역설적인 통로가 된다. 때가 아직 낮인 지금은 예수님과 함께하는 자들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낼 수 있지만, 곧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밤이 온다.
예수께서 땅의 흙에 침을 섞어 맹인의 눈에 바르신 것은 흙으로 빚은 인간 창조를 연상시킨다. 예수님으로 인한 새 창조로 연결된다. 맹인은 '보냄을 받았다'는 의미의 실로암에 가서 눈을 씻는다
여기서 구원의 속성을 '동작 명사'로 정의할 수 있다. 혹은 단순한 움직임보다는 에너지를 받은 후 그것으로 움직이는 다이나믹, 즉 '동적'이라는 표현이 더 성경적일 것 같다. 구원은 전적으로 주어지는 수용성이면서도 지극히 능동적이다.
구원의 속성을 '의탁성+위임성+응답성'정도로 정리해 본다. 맹인은 구원에 대해 수용적이지만 실로암으로 나아가는 주체성을 가진다.
이처럼 구원의 동적 흐름에 몸을 맡길 때, 하나님을 바라보는 새 창조로 연결된다.
이 일은 안식일에 이루어졌다.
유대인들은 안식일 법을 이유로 맹인과 그의 부모를 조사한다. 맹인은 예수라는 빛을 받아들였으나, 유대인들은 예수를 거부함으로써 어둠을 택한다. 빛을 등지면 그림자를 보게 되듯, 빛의 존재는 눈을 감거나 눈을 뜨거나 하는 필연적인 선택을 요구한다.
요한복음 8장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사람은 어둠 속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
8장을 묵상하며 '남을 정죄하는 것은 어둠 속을 다니는 것과 같다. 서로의 빛을 끄는 행위와 같기 때문이다'라고 정리했다. 유대인들은 빛에 속한 맹인을 쫓아낸다. 쫓아낸다고 해서 그 빛을 꺼뜨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빛에 대한 증언은 빛에 속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하마르티아', 그들 인생의 화살이 구원을 빗나간다. 그들 인생의 비극적 플롯이 더 선명해진다.
사람의 뇌는 혼돈에서 질서를 만들며 안심한다. 존재하지 않는 마젠타를 인식하는 것이 그 증거이다. 인과율 또한 일종의 질서다. 그것은 율법과 연결되고 공동체의 합리적인 법적 가이드가 되어주지만, 그것은 사람의 뇌가 만드는 미학적 배열에 가깝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질서는 '더 착해지는 차원'이 아니라,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는 것'에 가깝다.
유대인들은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났고, 맹인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갔다.
그 자리는 예수님의 곁이다.
질서란 하나님이 의도하신 관계와 위치 속에 나의 존재가 놓이는 상태이다.
예수께서는 맹인을 쫓아낸 유대인들에게 말씀하신다.
"너희가 맹인이 되었더라면 죄가 없었을 것인데 너희가 본다 하니 죄가 그대로 있다"
그들이 본다고 하는 것이 빛이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 맹인이 되었다면"이라는 표현은, 보이지 않는 것을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믿는 오만을 버려야 함을 뜻한다. 무지개 끝의 바이올렛이 가시광선의 종점이 아니라 그 너머에 수많은 전자기파가 실재하듯, 신앙의 다양한 시그널을 통해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관점을 발견한다.
기도
주님, 구원의 동적 에너지에 응답하며, 낡은 인과율을 넘어서서 새 창조의 질서에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삶의 어려움과 고통이 비록 (뇌가 만들어낸)마젠타 색처럼 선명할지라도.. 그것을 인과율로 해석하지 않고, 가시광선 밖의 하나님이 부르시는 자리로 여겨, 실로암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삶이 되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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