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의 문맥

서로를 비추는 거울. 창세기 29장 본문

묵상_에세이 [성경의 서사]/창세기

서로를 비추는 거울. 창세기 29장

집사 K 2026. 5. 30. 18:32

야곱은 과거에 아버지의 눈이 어두운 틈을 이용하여 형제의 순서를 속였다. 그런 그가 이제 어두운 상황에서 약속된 라헬이 아닌, 자매의 순서가 바뀐 채 언니 레아를 신부로 맞이하게 된다. 자신이 했던 방식 그대로 돌려받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야곱은 고통을 겪는다. 이것은 인과응보이지만, 세상이 말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보복을 위한 복수는 아니다. 똑같이 되돌려주는 복수는 결국 끊이지 않는 굴레가 될 뿐이다. 반면 성경의 인과응보는 사랑과 회복을 위한 연단으로 사용된다. '너도 당해봐라'가 아니라 '나도 너와 다르지 않구나'라는 공동체성의 회복을 위한 깨달음이다. 즉, 레아는 복수의 수단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야곱의 과거 모습을 비추는 거울의 역할을 한다.

그렇게 야곱은 자신을 속인 상대에게서 자신이 속였던 형과 아버지의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자신 안의 허물을 돌아보는 것, 이 돌아봄이 곧 회심의 시작이 된다. 잘못을 저지른 상대에게 깊이 동일시되는 과정이다.

야곱이 라반을 섬기는 시간이 흐르며, 레아는 아들들을 출산한다. 네 명의 아들을 낳는 동안 레아는 고백한다.
"여호와께서 나의 괴로움을 돌보셨으니 이제는 내 남편이 나를 사랑하리로다."

레아는 끊임없이 사람의 인정을 갈구하지만, 마지막으로 네 번째 아들 유다를 낳으면서는 더 이상 남편을 언급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으로 평안을 찾는다. 레아도 약속의 어머니가 되는 과정에서 하나님과 궤를 맞추는 연단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 내가 이제는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 .." (35절)

야곱과 레아의 결혼 생활은 서로에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각자 '홀로서기'의 연단처럼도 보인다. 
결혼 관계를 포함한 연합의 과정에서 개인의 홀로서기는 사실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경의 핵심 메시지인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은 먼저 하나님을 사랑하는 만큼 내 안의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여 하나님의 거처에 거하며 안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웃도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건강한 '나'가 전제되지 않은 연합은 집착이 되기 쉽다.

불편한 상대의 모습에서 나를 돌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나는 저렇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 불편한 기준이 내 중심이기 때문일 것이다. 
너무 자신하기보다는 내 마음을 먼저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본다. 
그리고 내 안의 결핍에 대해 다른 이유를 찾기보다는, 하나님만으로도 충분한 회복의 이유가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