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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기꺼이 빚지는 마음. 고린도전서 12-14장 본문

묵상_에세이 [성경의 서사]/고린도전서

서로에게 기꺼이 빚지는 마음. 고린도전서 12-14장

집사 K 2026. 6. 20. 22:35

고린도 교회 안에는 신령한 현상과 연관된 은사들이 존재했다. 바울은 이 다양함이 성령으로부터 나왔음을 이해하고 그대로 인정한다. 은사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은사가 다른 사람보다 우위에 서는 특별한 도구가 되는 것을 경계한다.

[몸과 지체의 비유]
우리 몸에 불필요한 부분이 없는 것처럼, 교회 구성원인 각 성도의 은사와 재능은 모두 다르지만 모두 귀하다. 각각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전체와 분리될 수 없는 상호 의존적인 관계다. 어떤 은사든, 모두가 동등하게 중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균형이다. 균형을 이룰 때 몸은 온전히 성장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반대로 어느 하나가 다른 것을 억누르는 것은 불균형이다. 각자에게 맡겨진 바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태도가 건강한 공동체의 필수 요건이다.

[은사]
만약 은사가 단지 개인을 돋보이게 하는 신앙의 기술이나 재능 같은 것이라면, 그 사람 자체가 교주가 되어 사람들을 현혹할 때나 유용할 것이다. 그래서 은사를 그런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은 경계해야 한다.

은사의 원어 Charisma '카리스마'는 본래 '값없이 거저 주어진 선물'을 뜻한다.
흔히 말하는 '카리스마 있다'는 그 단어의 어원이다.
그렇다면 이 헬라어는 스스로를 세우기 위함이 아니라 공동체를 섬기라고 주어진 이타적인 능력이라고 해석하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현대에 들어서 카리스마는 주로 타인을 지배하는 권력자의 수식어로 재규정되었다. 이런 인식의 변질이 고린도 교인이 추구했던 은사에 대한 우월감과 맞닿아 있다.

결국 은사는 내 능력으로 쟁취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거저 빚진 것'이기에 나를 과시할 수 없다.
비슷한 맥락에서 바울은 '서로 필요로 하지 않는 마음'이 교제를 방해한다고 말한다.
이것을 나는 이렇게 이해한다.
'서로를 돌본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상대에게 기꺼이 의지하는 마음을 동반한다.'

고린도전서를 읽으며, 내 주변에서 참된 의미의 은사를 묵묵히 실천하는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그들과 서로 조금씩 빚을 지기도 하고 기꺼이 의지하는 관계야말로 신앙의 큰 자산임을 깨닫는다.

돌아보면 내게 주어진 은사는 오랜 기도 제목이기도 했던, 말씀을 궁금해하는 마음인 것 같다.
내 묵상 나눔이, 어떤 면에 지친 누군가에게는 시원한 쉼으로 닿기를 바란다.